셔터스톡 창업자 겸 CEO 존 오린저 : 경영과 혁신

셔터스톡 창업자 겸 CEO 존 오린저 : 경영과 혁신




존 오린저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눈앞에 놓인 수많은 일자리를 뿌리쳤다. 취업 대신 홀로 10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매진했다.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소프트웨어를 겨우 개발해냈지만 한 대기업이 비슷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다시 어려움에 빠졌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이 같은 좌절을 맛본 뒤 모든 것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존 오린저는 자신이 경험한 모든 실패를 곱씹어보는 과정을 통해 `구독형 상업용 이미지 판매`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존 오린저가 창업한 `셔터스톡(Shutterstock)`은 현재 사진ㆍ일러스트레이션ㆍ동영상 등 총 5000만개 상업용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상업용 이미지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다. 사진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자신이 보유한 이미지를 셔터스톡에 올린다. 이미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이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다. 셔터스톡에는 매일 2만개에 이르는 새로운 이미지가 올라오며 초당 3개 이미지가 팔려 나가고 있다.

2012년 10월 셔터스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존 오린저는 뉴욕 창업연구단지인 `실리콘앨리(Silicon Alley )`가 배출한 첫 억만장자이자 뉴욕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이 됐다. 존 오린저 셔터스톡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멈추지 말고 계속 시도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간과한 부분을 다시 집중적으로 살펴보라"며 "나는 실패를 통해 매번 새로운 걸 배웠고 이를 다음 창업에 바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그와 일문일답한 내용이다.

- 셔터스톡 이전에 10번이나 창업을 했다고 들었는데.

▶셔터스톡 이전에 창업을 시도한 10번 중 2번은 성공했고 8번은 실패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을 직접 만들었다. 창업 비용도 직접 마련해야 했다. 초창기엔 인터넷상에서 광고 공간을 사고 되파는 일도 했다. 10번 시도한 끝에 성공한 2가지 소프트웨어 중 하나는 인터넷 팝업 차단 프로그램(popup blocker)이었다. 사람들이 일하는 동안 귀찮은 팝업이 안 뜨도록 해주는 것인데 초반에만 해도 반응이 괜찮았다. 연간 사용료로 1인당 20달러를 받았다.

- 셔터스톡 창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잘나가던 팝업 차단 프로그램 사업이 망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느 순간 인터넷 검색프로그램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팝업 차단 기능을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다른 일을 찾아야만 했다. 내가 창업했던 아이템들을 쭉 떠올리면서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한번 곱씹어보게 됐다.

나는 소프트웨어를 이메일로 직접 홍보했다. 즉 소프트웨어를 팔기 위해 이메일을 엄청 많이 보내야 했다.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고객들에게 소프트웨어별로 매번 다른 홈페이지를 보여줘야 했고 여기에 넣을 그림이나 사진 등 이미지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미지가 정말 비싸고 찾기도 어려웠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한 가격대인 이미지는 질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사진을 찍어 그 이미지를 썼다. 그리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내 홈페이지에 올린 뒤 다른 사람들이 이 사진들을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 구독권을 팔았다. 사람들이 와서 내 이미지를 사기 시작했다.

- 이미지 판매 사업 모델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창업을 하게 됐나.

▶내 홈페이지에서 이미지를 팔기 시작한 어느 시점부터 내가 직접 찍은 사진들론 더 이상 고객들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난 모든 사람들에게 내 판매공간을 내주기로 결심했다. 누구든지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셔터스톡에 올리고 이를 팔 수 있도록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올리면 난 그들 이미지 구독권을 대신 팔아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았다. 이처럼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방식으로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은 셔터스톡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다.

- 초창기에 직접 사진을 찍어 판매했다고 했는데, 원래 사진에 관심과 재능이 있었나.

▶나는 언제나 사진 찍는 걸 즐겼다. 내 실력으론 절대 프로 상업용 사진작가 반열에 오르지 못할 것이란 걸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러나 사진 찍는 데 많은 시간을 쏟다 보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진이 무엇인지 배우게 됐다. 지금은 셔터스톡에서 사진을 판매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가르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셔터스톡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진 판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미지가 팔릴 것"이라고 알려주고 그들은 그런 사진을 찍은 뒤 셔터스톡에 올려 우리가 더 많은 이미지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셔터스톡을 기존 이미지 판매업체이자 경쟁사인 게티이미지와 비교한다면.

▶셔터스톡은 10여 년 전부터 기술을 기반으로 시작한 회사다. 우리는 직접 이미지를 만들다기보다는 이미지를 판매하는 시장을 조성해주는 일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찾고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오늘날 우린 게티이미지보다 더 많은 이미지를 판매한다. 우리는 초당 3개 이미지를 판다. 그리고 계속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들이 쉽게 사진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주로 어떤 이미지가 잘 팔리나.

▶수많은 종류별로 사진 수백만 장을 판다. 최근 인기 있는 이미지는 `벡터 이미지(Vector imageㆍ비트맵 형식보다 용량은 작으면서 확대 등 조작이 쉬운 이미지)`다. 상업용 이미지는 언제나 인기가 좋다. 라이프스타일이나 음식 사진도 판매한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이미지는 핼러윈 관련 이미지다. 핼러윈처럼 전 세계 국가별로 기념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와 관련한 이미지들이 계속 팔리는 것이다.

- 셔터스톡은 이미지를 낱개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개월간 249달러란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최대 750개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는 `구독형` 모델을 택했다. 일종의 가격 파괴다. 반발은 없었나.

▶대형 이미지 판매업체에서 선보이는 비싼 사진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자신들 사진을 팔고 싶은데도 팔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가 해준 건 단지 사진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준 것뿐이다. 가격 파괴라기보단 이미지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더욱 효율적인 시장을 만들어줬을 뿐이다.

- 지난 2분기 셔터스톡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는데,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모든 비즈니스는 마케팅이나 영업 등 전 과정에 걸쳐 이미지를 필요로 한다. 셔터스톡 내 이미지에 대한 수요가 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급도 늘어난다. 사람들이 더 많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사진ㆍ일러스트레이션 외에도 HD 비디오 등 영상 이미지도 판매한다. 사람들은 매일 이미지를 일정량 소비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셔터스톡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 뉴욕 `실리콘앨리`와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를 비교한다면.


▶실리콘앨리 장점은 뉴욕에 있다는 것이다. 뉴욕엔 엄청난 재능과 다양성이 존재한다. 뉴욕은 또한 그 자체로 커다란 미디어 기능을 한다. 뉴욕에선 굉장히 많은 사업이 펼쳐지고 수많은 똑똑한 인재들이 돌아다닌다.

우리는 실리콘밸리처럼 창업을 위한 ABC를 따지지 않는다. 창업에 대한 딱딱한 공식이 없다는 점이 실리콘앨리의 장점이다. 실리콘앨리를 조성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루스벨트섬에 기술센터를 새로 지었다. 이곳에 공학도 등 수많은 기술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처럼 실리콘앨리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뉴욕 등 지역 경제에 기여도 하고 있다.





-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나.


▶점점 실패 횟수가 늘어났지만 극복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셔터스톡만 해도 매일 뭔가 잘못된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충분히 일을 한다면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것들도 충분히 많다. 최대한 많은 것을 시도해 봐라. 실패 과정을 통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아낼 수 있고 이 실패들은 결국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실패를 통해 매번 새로운 걸 배웠고 이를 다음 창업 때 바로 활용했다.

- 셔터스톡이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10년 이상 살아남은 비결은.

▶장기적으로 내다봐라. 항상 반복하고 시험해보고 쉬지 마라. 우리는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사내 문화가 있다. 우리는 이 기능이 웹사이트에 필요할지 아닐지 결정하지 않는다. 우선 시도해본다.

우리는 웹사이트 트래픽 10%를 어떤 이미지가 잘 팔리고, 어떤 이미지가 안 팔리는지 시험해보는 데 쓴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최대한 시도해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봐라. 그 과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들이 당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준다.

- 제2 셔터스톡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충고를 해준다면.

▶멈추지 말고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내라. 창업 과정에서 간과했던 부분도 집중적으로 살펴봐라.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처음에 당신이 구상한 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셔터스톡도 수많은 반복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모습과 다르다. 절대 당신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 기대하지 마라.

■ He is…

존 오린저(Jon Oringerㆍ39)는 셔터스톡 창업자이자 CEO다. 미국 스토니브룩대와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각각 학사ㆍ석사를 취득한 프로그래머다. 2003년 미국 뉴욕 `실리콘 앨리`에서 사진ㆍ일러스트레이션ㆍ동영상 등 상업용 이미지를 판매하는 셔터스톡을 창업했다. 사진 찍는 것이 취미며 즐겨 쓰는 카메라는 `마미야 7ii(Mamiya 7ii)`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